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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단법인 한국장애인복지관협회 서울시장애인복지관협회

 

복지관 동향

"함께, 그 길을 열다"

제목
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개관 35주년, 이용자 인터뷰 “아기에서 이제는 숙녀로 자란 딸, 복지관 함께 더 많이 커 갈 거라 믿어요."
작성자
박춘선
등록일
17-08-17
조회수
28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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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개관을 맞이하여 복지관은 복지관과 함께한 사람들을 만났습니다. 그중 한 분이 바로 ‘유빈이 어머님’입니다. 1997년에 태어난 김유빈 양. 처음 복지관을 찾았을 때는 아기였고, 2000년 3월 본격적으로 프로그램에 참여했을 때는 아이였습니다. 그때의 아이는 어엿한 성인이자, 숙녀로 자랐습니다. 복지관과 맺어온 20년의 여정과 만난 사람들을 어머님께서 들려주셨습니다. 

진행 : 가족지원상담센터 유은일 센터장 / 정리 : 기획홍보실 박재훈

 

“아기에서 이제는 숙녀로 자란 딸, 복지관 함께 더 많이 커 갈 거라 믿어요."


Q. 복지관과 첫 인연은?

유빈이가 아기였을 때 당시 아산병원 재활의학과 의사의 소개로 복지관을 찾아오게 되었어요. 그때 복지관 근처로 이사를 오게 되어서 복지관을 오고가기 더 쉬웠고, 여러 가지 일이 많았던 거 같아요.

Q. 복지관을 이용하면서 인상 깊었던 순간이 있었다면?
유빈이와 선생님 간의 일대일 수업도 중요했지만, 아이가 자라면서 사회생활에 필요한 그룹 수업도 중요하다고 생각했어요. 유빈이는 아주 느리고, 힘든 아이였고, 그래서인지 늘 그룹에서 꼴등이면서도 고집이 센 아이였어요. 모든 수업이 힘들게 느껴지기도 했지만, 복지관 그룹 수업에서 유빈이가 직접 수업에 참여하지는 않더라도 다른 또래들이 하는 걸 옆에서 보면서 마음을 열고, 같이 하려는 의욕이 생길 거 같아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임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복지관 프로그램 중 그룹 프로그램인 ‘조기유아교실’, ‘심리운동’, ‘특수수영’, ‘학령기반’, ‘사회적응프로그램’을 통해 사회와 연계한 활동, 체험, 경험의 시간이 제일 소중했어요.

선생님과 복지관에서 먼저 그룹 수업을 하고, 지역사회에 나와 받은 체험 프로그램 수업 등이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특히 아이가 처음 입학했을 때가 가장 힘든 시기였는데 복지관 학령기반 프로그램의 사회복지사 선생님(가족지원상담센터 유은일)이 초등학교와 연계해서 장애이해 프로그램을 유빈이네 교실에서 진행주셔서 아이가 같은 반 친구들과 어울리면서 잘 적응할 수 있었던 거 같아요.

Q. 복지관과 관련하여 생각나는 사람이 있다면?
너무 많아서 생각나는 사람도 많네요. 여전히 복지관에서 일하는 분도 있고, 퇴사한 분도 있고 그런데 그중에 몇 분만 이야기하자면, 먼저 ‘나민애 선생님’이요. 유빈이는 인사를 잘 안 하는데 늘 반갑게 먼저 유빈이를 맞이해 주고. 말도 잘 붙여주시고, 밝은 모습으로 인사하는 표정이 인상 깊었어요. 가끔 유빈이가 없어졌을 때 어느 쪽으로 사라졌는데 알려도 주었네요.

그다음은 조기유아 통합교실의 ‘이소영 선생님’이에요. 얼굴도, 마음씨도 제일 예쁜 선생님. 태어나서 처음으로 유빈이를 맡아줏ㄴ 선생님, 유빈이에게 보여준 선생님의 마음과 사랑에 고마웠습니다.

유아 통합반을 진행했던 ‘최선실 선생님’도 빼놓을 수 없어요. 제가 엄마로서 처음부터 끝까지 아이에게 다 해주는 걸 보고서는 저를 나무라셨던 분이죠. 선생님 말씀이 옳았어요. 지금은 늦었지만, 아이 스스로 하는 걸 많이 연습하고, 잘 하고 있으니까요.

사회적응 프로그램을 진행했던 최은주 선생님, 항상 멀리 있어도 유빈이 이름을 불러주면서 예뻐해 주었죠. 늘 아이를 반갑게 맞이해 주었기에 아이를 맡기면서 마음이 편했습니다.


심리운동의 ‘유현정 선생님’은 유빈의 심리와 마음을 너무나 잘 알고 있어서 심리적으로 유빈이를 어루만져 주셨죠. 심리운동으로 아이와 재밌게 함께 했던 고마운 분이에요.

그리고 ‘이미경 재활의학과 선생님’은 복지관을 처음 찾았을 때 상담해 주셨던 의사 선생님입니다. 유빈이가 자라는 모든 과정을 다 지켜보고, 조언도 해주면서 응원도 보내주셨죠. 상담하고 싶을 때 언제나 같은 자리에서 이야기를 들어주셔서 참 고마웠어요.

끝으로, 수중재활센터 여러 선생님이 생각납니다. 언제나 가면 뵐 수 있어서 그리고 항상 알아봐 주셔서 반가웠어요. 참 어렸던 아이가 이제는 숙녀가 되어서 수중재활센터 남자 선생님들을 만나면 부끄러워하는 나이가 되었네요.

Q. 복지관 프로그램을 이용하면서 느낀 소감이 있다면?
1997년 유빈이가 태어나자마자 이 병원, 저 병원, 이 복지관 저 복지관 다 찾아다니면서 상담을 받고, 아이가 필요한 재활 치료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대기도 해야 했어요. 그러던 찰나에 복지관 조기유아교실(36개월 미만 대상자)에서 먼저 연락이 와서 또래 친구들과 같이 프로그램에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그 뒤로 복지관 선생님들께서 복지관에 이용하는 아이들에게 필요한 재활 치료를 알려주시고, 여러 전문가와 주기적으로 회의, 상담하면서 발달 과정에 필요한 프로그램에 대기자로 신청하게 되었죠. 신기하게도 아이가 받을 준비가 될 정도로 자라면 순서가 되어 연락이 와서 더욱 기뻤던 게 기억에 남아요. 이렇게 전문 지식을 갖춘 복지관 선생님들이 아이게 맞는 방법을 찾아서 연계하고, 적절한 시기에 재활치료, 여러 사회적응프로그램 등을 받을 수 있었던 점 고맙습니다.

복지관은 수녀님들이 운영하는 곳이라서 힘들 때는 기도도 하면서 마음의 평안을 찾을 수 있어서 좋았어요. 그리고 가족지원상담센터의 ‘강한 부모-강한 어린이’ 부모교육, ‘비장애형제 프로그램’ 등 여러 프로그램에 참여할 수 있어서 지금의 제가 조금 더 강해질 수 있었던 거 같아요.

Q. 개관 35주년을 맞이한 복지관에 전하는 메시지가 있다면?
‘키울 수 있어서 주신 선물’이라고 관장 수녀님께서 말씀하셨을 때 ‘틀렸다’. ‘아니다’라고 부정했었습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 20년을 딸과 함께 보낸 뒤 돌이켜 보니 수녀님의 그때 말씀의 의미를 알 듯합니다. 키울 수 있는 능력이 제게 있는 게 아니라 하느님께서 여러 복지관 선생님들과 좋은 이웃들과의 인연을 만들어 주셨기에 혼자가 아닌 여러 사람들의 도움으로 잘 키울 수 있었던 거 같아요.

복지관 개관 18년 되던 해였던 2000년 3월부터 복지관 재활치료를 받기 시작했는데 어느새 복지관이 35살이 되었네요. 유빈이는 아주 천천히 자라고, 발전했지만, 앞으로도 복지관과 함께 더 많이 커 갈 거라 믿습니다.

복지관 개관 35년을 축하합니다. 17년 전 처음 찾아온 젊은 엄마의 마음을 제가 알기에 이젠 저와 유빈이가 받은 사랑을 다시 주고자 합니다. 봉사하는 마음으로 도움 되는 사람이 되었으면 합니다. 받은 사랑을 나눠주는 유빈이와 엄마가 되겠습니다. 끝으로, 복지관을 거쳐 간 여러 선생님과 어린이 여러분 모두 건강하고, 행복하기를 기원합니다.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