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복지관이야기>복지관 동향
"함께, 그 길을 열다"
'강한 부모-강한 어린이'부모교육은 2012년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이 독일어린이보호연맹과 협약을 맺고 진행하는 부모교육입니다.우리 복지관은 부모교육을 강사를 배출하는 재활전문요원교육부터 실제 부모님을 위한 부모교육과 상담까지 다양한 활동을 펼치고 있습니다.그리고 2017년 11월 14일부터 KBS 3라디오 ‘내일은 푸른하늘’에서 장애 자녀 양육 정보를 제공하는 코너인 <엄마 힘내세요!>에 부모교육 강사인 유은일 가족지원상담센터장이 출연하여 부모교육 내용과 자녀 양육에 대해 설명을 하게 되었습니다.
더 많은 분에게 방송 내용과 관련 정보를 제공해 드리고자 방송 내용을 정리하였습니다.
방송일 : 2017년 12월 12일(화) / 주제 : 부모가 자녀의 감정 표현과 조절을 도와주는 방법
진행 : KBS 김성수 아나운서 / 설명 : 가족지원상담센터 유은일 / 자료제작 : 기획홍보실 박재훈
부모교육 문의 및 장애 자녀 양육 상담 : 가족지원상담센터 02-440-5841
독일어린이보호연맹 강한 부모-강한 어린이 부모교육 http://www.sesk.de
김성수 아나운서(이하 아나운서) : 강한 부모가, 강한 어린이를 만든다! 장애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님께 도움이 되는 정보를 드리는 시간입니다. <엄마, 힘내세요!> 시립서울장애인종합복지관, 가족지원상담센터의 유은일 센터장님과 함께합니다. 안녕하세요?
아나운서 : 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들에게 도움이 되는 정보를 제공해 드리고 있는데요. 오늘 함께 알아볼 내용은 어떤 건가요?
유은일 가족지원상담센터장(이하 유은일 센터장) : 네 지난 시간에 부모님이 감정조절을 잘 해서 자녀에게 폭력을 사용하지 않고 교육을 해야 한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 오늘은 자녀의 감정조절을 부모가 어떻게 도와주면 좋은지에 대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아이들은 감정표현 방법을 부모님을 통해 배우기 때문에 부모님의 역할이 아주 중요합니다.
아나운서 : 보통 아이들이 부모님의 행동을 따라 한다는 건 많은 분이 알고 계시는데 감정표현도 역시 부모님에게서 배우나요?
유은일 센터장 : 아이들은 부모의 거울이라고 하죠. 아이들은 부모가 하는 말과 행동을 보고 많은 부분 따라 하게 되요. 그래서 눈에 보이든 보이지 않든 부모의 모습이 아이들에게 전달이 됩니다. 언제 봤는지 부모의 행동을 그대로 보고 따라 하는 경우가 있어 부모님들이 놀라실 때가 많아요. 감정표현도 마찬가지예요. 부모님이 기쁠 때 어떻게 하는지, 화가 나면 어떻게 하는지 보고 아이들이 그대로 따라 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그래서 부모는 평상시에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아나운서 : 좋은 감정은 자주 표현하는 게 상당히 좋은 거 같은데요. 그런데 좋지 않은 감정은 어때요?
유은일 센터장 : 네 많은 분이 좋은 감정은 표현해야 하지만 불편한 감정은 참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화가 나도 참고, 짜증이 나도 엄마 아빠가 시키는 대로 말을 잘 듣는 아이를 “착하다.” 칭찬하죠. 아이가 짜증 내고 화를 내면 왜 짜증을 내느냐고 야단을 치고, 아이가 우는 경우에는 왜 우냐고 “그게 울 일이야.” 하면서 울음을 그치라고 소리를 지르기도 합니다. 그럴 때 우리 아이들은 더 울고 싶어질 거 같아요. 여기서 중요한 걸 알려드릴게요. 부모님들이 꼭 기억하셔야 하는 건데요. 감정이라는 건 좋고, 나쁘다를 구분할 수 없다는 거예요. 우리가 편하게 느끼는 감정은 좋은 감정, 불편하게 느끼는 감정은 나쁜 감정이라고 이름을 붙이는데요. 이건 맞지 않습니다.
아나운서 : 좋고 나쁨을 구분할 수 없다는 말씀이 마음에 확 와 닿아요. 그럼 화나고 짜증 나는 감정도, 좋은 감정일 수 있다는 얘긴가요?
유은일 센터장 : 네 화가 난다는 건 뭔가를 더 개선하고자 하는 의지가 있는 거고요. 에너지가 있다는 거예요. 화를 계속 참으면 억울한 마음에 화병에 걸릴 수도 있습니다. 어린아이들에게는 소아우울증이 생기기도 하죠. 적절하게 표현하는 것이 필요한 거지 무조건 감정 자체를 부정하고 무시해서는 안 됩니다.
좀 더 쉽게 설명해 드리기 위해서 우리가 불편하게 느끼는 감정 몇 가지에 대해서 그 감정의 긍정적인 면을 찾아볼게요. 먼저 불안한 감정을 느끼면 우리는 불편하게 느끼는데요. 불안한 감정은 우리를 안전하게 지켜주는 감정이에요. 예를 들어서 아이들이 자전거를 탈 때 차가 오면 불안해하면서 한쪽으로 비켜서죠. 불안감이 있어야 안전하게 피할 수 있다는 거예요. 꼭 필요한 감정이죠. 그리고 긴장될 때 능력이 더 오른다고 합니다. 시험을 앞둔 학생들이 긴장되는 마음이 있을 때 더 공부가 잘 되는 것도 이런 이유 때문입니다. 또 지루한 감정도 긍정적인 면이 있는데요. 지루할 때 창의적인 생각이 더 잘 떠오른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합니다.
이렇게 감정이라는 건 우리에게 좋은 것만 주는 것도 아니고 나쁜 것만을 주는 것도 아닙니다. 그래서 부모님들은 자녀들이 부정적인 감정은 가질 때도 감정 자체를 부정하기보다는 감정은 인정해주되 감정을 잘 표현하고 조절할 방법을 알려주어야 합니다.
아나운서 : 그런데 장애 자녀를 키우는 부모님들은 자녀의 감정을 알고 공감해주기가 쉽지 않을 거 같습니다. 장애자녀가 왜 화내는지 이유를 모를 때도 많다고들 하던데요?
유은일 센터장 : 네 맞아요. 부모님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아이가 왜 화를 내는지 왜 짜증을 내는지 이해할 수 없을 때가 많이 있다고 합니다. 이유를 모르겠는데 아이가 계속 울면 부모님은 정말 많이 힘들죠. 장애라는 특성 때문에 우리가 느끼지 못하는 불편함을 아이는 분명 느꼈을 텐데 우리는 그걸 알지 못하기 때문에 답답할 때가 많이 있어요. 그럴 때는 부모님의 그 마음을 그대로 솔직하게 아이에게 표현을 해주시는 것이 좋습니다.
“지금 짜증이 많이 나고 화가 많이 났구나. 그래서 이렇게 우는데 엄마가 어떻게 도와줄 수 있을까? 엄마가 도와주고 싶은데.” 하면서 아이가 운다면 그냥 포근하고 따뜻하게 아이를 안아주고 진정이 될 때까지 기다려주시면 됩니다. 그럼 진정이 되고 아이는 ‘엄마가 내 마음을 알아주는구나, 내가 힘들 때 나를 돌봐주는 엄마가 있구나.’를 알게 됩니다. 자녀의 감정은 부모가 대신 해결해줄 수 없습니다. 옆에서 기다려주고 도와줘야 하는 거죠. 말을 잘 하지 못하는 장애자녀라면 부모님이 자녀의 감정을 알아주는 게 더 어려우실 수도 있어요. 하지만 자녀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고 그 마음에 공감만 해주어도 아이는 부모님의 사랑을 느끼고 편안한 마음으로 감정을 스스로 조절해 나갈 수 있습니다.
아나운서 :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 줘야 된다. 이게 중심내용 같은데 구체적으로요. 그럼 좀 더 구체적으로 자녀가 지나치게 짜증을 내거나 화를 낼 때 부모님께서는 어떻게 대처하는 게 좋을까요?
유은일 센터장 : 네 모든 감정은 우리가 살아가는 데 필요한 감정이에요. 인생을 살아가는데 한 부분인 거죠. 어른들이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화가 나는 것처럼 우리 아이들도 자기 마음대로 되지 않을 때 당연히 화가 나요. 그런데 부모님들은 아이들이 화를 내면 왜 화를 내느냐고 같이 화를 내게 되죠. 여기서 중요한 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아이가 화를 낼 때 부모님들은 먼저 아이도 화가 날 수 있다는 걸 인정하고 왜 화가 났는지 아이 입장에서 생각해보는 것이 필요합니다.
그리고 두 번째는 화가 났을 때 표현하는 방법을 알려줘야 합니다. 화가 났다고 해서 물건을 던지거나 남을 때리거나 해서는 절대 안 된다는 것을 알려줘야 합니다. 화가 나는 감정은 이해를 해주지만, 나에게도, 남에게도 피해를 주지 않는 방법으로 화나는 감정을 표현해야 한다는 걸 분명하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지난 시간에 부모님들의 화를 조절할 방법으로 비상구를 알려드렸는데요. 우리 아이들에게도 화가 났을 때 진정시킬 방법을 알려주고 함께 찾아보아야 합니다.
아나운서 : 아이들이 활용할 수 있는 비상구론 어떤 게 있을까요?
유은일 센터장 : 부모님들이 시간을 벌기 위해서 다양한 방법을 사용하는 것처럼 아이들도 화가 날 때 진정시키면서 시간을 보낼 방법을 찾으면 됩니다. 실컷 울게 기다려준다거나 샌드백이나 베게, 소파 등 때려도 다치지 않는 것을 스트레스가 풀리도록 친다거나 또 찢어도 되는 신문지나 종이를 찢게 하는 방법도 있습니다. 북 같은 것을 치게 하기도 합니다. 아이들의 성향에 맞게 비상구를 찾아야 하는데요. 화가 많이 났을 때 화를 진정시킬 방법을 아이와 함께 찾아보는 것도 좋습니다.
아나운서 : 말씀하신 것 중에 화를 풀게 하는 게 필요할 건 같은데 장애자녀에게 베게 같은 것을 치게 한다거나 혹시 다른 사람이나 또 다른 물건을 쳐도 된다고 생각하지는 않을까요? 걱정도 되는데요.
유은일 센터장 : 그래서 아이에게 분명하게 이야기를 해주어야 합니다. 사람을 치는 건 절대 안 되는 행동이라는 것을 평상시에 이야기를 해주어야 하고요. 화가 나는 감정을 진정시키기 위해서 베개를 치는 것을 설명해주고 안전한 공간 안에서만 할 수 있도록 장소를 마련해주어야 합니다. 화나는 아이에게 무조건 참으라고 강요하고, 화를 내지 말라고 하면 아이는 다른 방법, 더 좋지 않은 방법으로 화를 표출하게 됩니다. 충분히 그 감정을 느끼고 적절한 방법으로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나운서 : 이렇게 했는데도, 화를 진정시키지 못하고 떼를 쓰거나 약간 과격한 행동을 하면 그럴 땐 어떻게 해야 하나요?
유은일 센터장 : 네 그럴 때도 있죠. 이럴 때 부모는 일관성 있는 태도를 보여주어야 합니다. 예를 들어서 아이가 마트에서 장난감을 사달라고 떼를 쓰는 경우에 사주지 않기로 약속을 했다면 아이가 어떤 행동을 하더라도 사주시면 안 된다는 건데요. 아이가 큰 소리로 울거나 소리를 지르는 경우에 부모님은 주위 사람들의 시선을 의식해서 이번 한 번만 사주는 거야 하고 사주시게 됩니다. 아이들은 굉장히 똑똑해요. 그래서 그다음에는 그 방법으로 자기가 원하는 것을 얻으려고 하죠. 소리를 지르고 바닥을 구르는 행동을 해서는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을 분명하게 아이에게 알려주어야 합니다. 그래서 그럴 때는 아이에게 “네가 이 장난감을 가지고 싶은데 엄마가 안 사줘서 속상하고 화가 나는구나. 그 마음은 엄마가 이해하지만, 오늘은 장난감을 사는 날이 아니야. 이렇게 울어도 엄마는 장난감을 사줄 수 없어. 화가 풀릴 때까지 엄마가 기다려줄게. 진정이 되면 가자”라고 이야기하고 아이를 안전한 곳으로 데리고 가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의 속상한 감정은 읽어주되 행동에 대해서는 일관성을 가지고 대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아나운서 : 말은 쉬운데, 실천은 쉽지 않아요. 부모님이 자녀를 대할 때 일관성 있는 태도를 가지려고 도움이 되는 방법이 있을까요?
유은일 센터장 : 네. 부모도 인간이기 때문에 일관성을 지키기가 참 어렵습니다. 컨디션이 좋은 날은 생각한 대로 잘 되지만 그렇지 않은 날에는 오늘만 예외를 적용하고 싶죠. 그럴 때는 괴로워하기보다는 부모도 인간이기 때문에 완벽하게 할 수 없다는 것을 받아들이는 것이 좋습니다. 일관성 있는 교육을 하기 위한 몇 가지 방법을 알려드릴게요. 첫 번째 방법은 평상시에 아이와 대화를 많이 하고, 아이와 약속을 함께 정하는 거예요. 그리고 그 약속을 잘 보이는 곳에 붙여놓고 볼 수 있도록 하면 부모에게도 도움이 되고, 아이도 약속을 더 잘 지킬 수 있게 됩니다. 두 번째 방법은 부모가 평상시에 자기 스트레스 관리를 잘 해서 화나는 감정이 쌓여서 어느 순간 폭발하지 않도록 감정조절을 잘 하는 겁니다. 부모가 본인의 욕구를 평상시에 잘 충족시켜야 자녀를 더 잘 교육할 수 있습니다.
아나운서 : 좋은 부모는 타고 나는 게 아니라 부모도 노력해야 할 거 같은데요 오늘 내용, 핵심만 정리해 볼까요?
유은일 센터장 : 네 오늘은 부모가 자녀의 감정표현과 감정조절을 도와주는 방법에 대해서 알려드렸습니다. 자녀는 부모의 모습을 본보기로 삼아 감정 표현하는 방법을 부모를 통해 배우기 때문에 부모가 먼저 평상시에 감정을 적절하게 표현하고 조절할 수 있어야 합니다. 감정은 좋고 나쁜 것을 구분할 수 없기 때문에 자녀의 감정을 있는 그대로 인정해주어야 합니다. 자녀의 감정은 이해해주지만 적절한 방법으로 감정을 표현할 수 있도록 도와줘야 한다는 것, 부모는 자녀의 감정을 대신 해결해줄 수 없다는 것을 꼭 기억하셔야 합니다. 오늘 내용을 전체적으로 요약하면서 ‘강한 부모-강한 어린이’ 부모교육에서 사용하는 모토 한 가지를 알려 드릴게요. “모든 감정은 허용되고 수용된다 하지만 모든 행위는 아니다”라는 모토인데요. 이 모토를 부모님들이 기억하시면 좋겠습니다.
아나운서 : 다음 시간에는 어떤 내용을 배울 거죠?
유은일 센터장 : 네 다음 시간에는 일관성 있는 교육을 하기 위한 전제 조건인 경계선 짓기와 약속 정하기에 대해 자세히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